简介:막장에서 석탄을 캐고 있는 장성광업소 채탄부 A조-여섯 명이 막장에서 생사를 함께 하고 있다. 탄광에서 3년만 일하겠다고 들어온 이들은 짧게는 20년에서 길게는 40년 동안 탄을 캤다. 그곳에서 자식을 키우고 가정을 지키며 살아온 자신들의 삶은 막장 인생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마지막 탄을 캐고 나온 광부들은 떠나고 싶었던 막장이 그리워질 것 같다고 말한다. 2022년 대선 결과는 숨죽였던 보수의 바람을 다시 살아나게 했다. 더딘 세상의 변화와 달리 태백의 변화는 순식간에 다가왔다. 그럼에도 35년 전 강원탄광 광부였던 고 성완희 열사의 분신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태백을 떠나지 못하고 남게 된 가장 큰 이유다. 광부들의 인권을 위해 활동했던 20대의 청년들이 이젠 60을 바라보고 있다. 오래전 태백을 떠났던 이연복은 8년간의 광부 생활을 가슴에 묻어두고 있다. 성완희 열사의 분신 현장에 있었던 다섯 명의 친구들은 모두 전국으로 흩어졌고, 어디에 살고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다. 언젠가 다섯 명이 모여 친구의 묘에 가고 싶지만 찾을 방법이 없다. 폐광을 앞둔 태백이라는 공간에 모이고 흩어졌던 이들은 다시 만날 수 있을까.